[진료실에서] 기부천사들이 'K방역'의 진정한 주인공(대구일보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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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경영상의학 작성일25-12-26 09:20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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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대경영상의학과 원장 

 

지난주 전 두산베어스 야구단 감독이자 대구가 낳은 국민타자 이승엽에 대한 대구시의사회의 시상이 있었다. 

COVID19 시기에 방역기금 후원에 대하여 대구 의료계를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2020년 2월 COVID19 팬데믹은 우리 사회를 일순간 멈춰 세웠다. 유래 없는 재난 사태에 불안과 공포의 그림자가 짙었지만, 

국난 극복의 의지 또한 밝게 빛났다. 우리는 하나라는 연대의식 속에서 많은 이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후원금과 후원품을 기부하였다. 

300명이 넘는 의사들이 생업을 접고 자원봉사를 위해 대구로 달려왔고, 국민들은 방역기금을 후원해 K방역의 신화를 탄생시켰다.

그 중에서도 전 국민적인 후원 릴레이의 물꼬를 튼 이가 바로 국민 타자 이승엽이었다.

그는 2020년 COVID19 팬데믹 초기에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방역기금에 쾌척하며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당시만 해도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었지만, 후원에 대한 큰 흐름은 감지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의 선행은 단순한 기부 행위를 넘어, 

‘우리 대한민국, 함께 이 위기를 이겨내자’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유명인의 통 큰 후원은 곧바로 수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전국적으로 '기부 천사'들의 후원 행렬이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기부와 후원 문화는 단순한 금전이나 물품의 나눔이 아니다. 취약 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구성원간의 연대 의식을 높여 궁극적으로 더 정의롭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고귀한 휴머니즘인 것이다.

우리는 COVID19 팬데믹 기간의 수많은 ‘기부 천사'들을 기억해야 한다. 거액을 흔쾌히 기부한 유명 셀럽들, 

대구시의사회 통장을 매일 새로 발급받아야 할 정도로 쉴새 없이 쏟아졌던 1천339원 소액 후원 릴레이에 동참한 수많은 소시민들,

마스크 2장만 구입할 수 있던 시기에 자신이 쓸 마스크 2장을 응원 편지와 함께 보내준 초등학생, 따뜻한 커피로 힘내서 

진료해달라고 커피 6잔을 보내준 카페 사장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따뜻한 정성은 COVID19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정서적 안정감과 우리는 하나라는 사회 연대 의식을 만들어 주었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COVID19와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일 때,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 것이 바로 이들 ’기부 천사‘였다. 

이들의 헌신과 나눔이 없었다면, K방역은 없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단언할 수 있다. 이들의 후원은 단순한 자선 행위가 아니라, 

K방역의 핵심이었고 우리 사회를 지켜낸 힘이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비롯한 수많은 ’기부 천사’들이 보여준 후원 릴레이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위기 때만 반짝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타인을 살피고 돕는 나눔의 문화가 우리 사회의 DNA로 정착되어야 한다. 

연말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가득 차고 불우이웃돕기 방송에는 후원금이 쇄도하고 복지센터마다 후원 물품이 산처럼 쌓이는

풍경이 낯설지 않았으면 한다.

국민타자 이승엽에게 전달한 이 감사장은 COVID19 팬데믹 시기 ’기부 천사‘들에게 대구시 의료계가 헌정하는 마음의 상이다. 

따뜻한 커피와 마스크, 1천339원의 후원 등으로 함께한 모든 국민들이 K방역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이석수 기자 sslee@idaegu.com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