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오피니언 6월 12일 보도자료[김경호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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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tmri 작성일12-06-13 13:02 조회6,8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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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영남일보 오피니언 『영남일보에 보내는 편지』김경호 원장님 칼럼 기사내용입니다.

[의료정책에도 관심을]

  필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진료실에서 지내다 보니 바깥 새상의 뉴스에 둔감한 편이다. 그런 필자의 귀에도 얼마 전부터 의료계 현안으로 '포괄수가제'라는 용어가 부쩍 들여오더니, 급기야 '파업'이라는 극한의 단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업과 관계되는 이슈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 보고 자료를 찾아봤더니 포괄수가제라는 제도 자체도 논란거리가 되지만, 정부가 이 새로운 재도의 의무시행을 통과시키는 과정이 참으로 황당하고 부적절했다.

  포괄수가제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양과 질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제도다. 환자 입장에서 병원비를 정액제로 결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병원들이 수지를 맞추기 위해 값싼 재료를 사용하거나 때로는 필요한 시술이 생략되는 등 당장 눈앞에 예측되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포괄수가제 시행을 통과시켰고,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포괄수가제와 관련해 지금 의사회는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영남일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언론에서 이에 대한 충실한 보도를 찾기 어렵다. 영남일보의 경우 포괄수가제에 관해 짤막하게 보도한 것이 전부이고, 그나마 정부측 입장을 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남일보가 매주 건강과 관련된 지면을 3개면이나 할애해 각종 질병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해 주는 것에 비하면 의료정책에 대한 관심은 매우 인색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기사를 기획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영남일보가 지역신문이라는 특성을 가진 만큼, 지역 현안에 귀를 기울이고 발빠르게 취해한다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포괄수가제와 같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범국가적인 사안에는 지역과 중앙의 관계를 떠나.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칫하면 의료파업이 일어나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들이 고통받을 수도 있고. 국가적인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괄수가제와 관련, 지역에도 전문가는 많다. 이들을 통해 포괄수가제에 대한 심층기획보도를 해보면 어떨지. 지역 의료계의 분위기는 어떤지. 의사회나 학계 그리고 시민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이들의 입장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누구의 편을 들라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분석하고 장단점을 해주하는 의도다.

  자동차 두대가 서로 마주보고 달리면 어떻게 될까. 최근 포괄수가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첨예한 대립을 보고 있자면 한밤중에 도로의 양쪽에서 두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는 '치킨게임'이 연상된다. 과연 이 게임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영남일보를 비롯한 언론과 시민들의 냉철한 관심만이 이 위험한 게임을 안전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대경영상의학과의원 원장. 영남일보 독자위원 김경호】

  -6월 12일 영남일보 오피니언 영남일보에 보내는 편지 기사내용-